지난 17일 청운관 B117호에서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고성으로 파행을 겪은 뒤 일부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마련된 자리였다.

공청회는 오후 2시부터 개회될 계획이었지만, 발전협의회 김광우 사무총장이SPACE21건설사업단 장석원 팀장에게 “주민대표로서의 대표성을 의심한 저의가 무엇이냐”며 사과할 것을 요구하면서 장내가 시끄러워졌다. 장 팀장은 “대표성을 의심한 적 없다”며 “업무상 이번 SPACE21사업 및 건축 사업과 관련된 지역범위를 어디로 한정지을지 물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공청회의 내용과는 무관한 부분이 개회도 이뤄지기 전에 논란이 된 것이다. 이후 청중석에 앉은 일부 주민들이 “공청회 인정 못한다”, “책임자 오라고 그래!”와 같은 고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장 팀장이 “오해를 산 점 죄송하다”고 사과해, 가까스로 공청회가 시작됐다.

학생과 주민 입장차만 확인

이날 공청회는 대기나 수질, 토양과 같은 건물신축에 따른 환경문제를 다루는 자리였지만, 약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공청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은 10분정도만 언급되고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시간동안은 학생과 주민 사이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특히 발전협의회 한상도 이사가 “멀쩡하게 통학하는 경인지역 학생을 왜 기숙사에 넣나”, “우리를 임대업자라고 부르는데, 학교가 더 큰 임대업자다”, “부모님들 부동산 하나씩 갖고 있지 않나”등과 같이 실제 학생들의 처지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쏟아낼 때마다 청중석에서는 야유와 환호가 교차했다.

그동안 학교는 현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의 기숙사수용률이 7.1% 수준으로,다른 대학평균 11%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한 우리학교의 약31%에 달하는 경인지역 학생이 기숙사에 입사할 수 없어, 4시간에서 5시간 가까이 통학을 선택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기숙사 건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경인지역 학생도 기숙사 입사신청을 받기 때문에 당장 발생하는 공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장석원 팀장이 주민을 설득했으나, ‘안된다!’ ‘반대!’와 같은 이야기만 주민들의 입에서 나왔다.

자취선택 못하는 이유… ‘돈’

청중들에게 주어진 질의응답시간 동안 학생들은 사정을 설명하며, 주민들의 대안은 무엇인지 물었으나 제대로 된 답변은 없었다.

권예하(언론정보학 2009) 양은 “착한 자취방에 관심이 많다”며 “정확히 어디어 얼마나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질문했으나 김광우 사무총장은 답을 회피하다가 “네이버에 검색해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검색한 결과 착한 자취방관련 ‘카페’가 하나 있는데, 게재글 4건에 불과하다. 심지어 신청서는 URL오류로 접속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4학년 2학기인 최린(미술학) 양은 “경인지역 학생이 ‘멀쩡히’ 통학하지 못한다”며 “부모님께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통학할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학기 지어진 행복기숙사 덕에 처음으로 통학을 하지 않게 됐다는 최 양의 말과 함께 학생대표로 참석한 서울캠 총학생회 박이랑(사학 2008) 회장은 결국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이 질문에도 김 사무총장은“학생들의 어려움 이해한다”며 “어려운 학생들은 내게 오면 도움을 주겠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결국 학생들이 자취를 선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인 ‘주거비’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었다. 현재 서울캠 주변의 자취비용은 보증금 500에 월50만 원 선이다.이런 ‘가격’문제 해결 없이 기숙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 학생들은 SNS를 통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공청회 내용은 7일 이내에 구청장에게 보고돼 공람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공람을 거쳐, 문제가 없을 경우 환경영향평가 본안으로 채택된다. 대개의 경우 큰 무리가 없는 이상 본안으로 채택되지만, 현재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