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전날인 19일 노천극장의 모습과 철거 다음날인 21일 노천극장의 모습이 대조된다

1958년 6월 공사를 시작해, 1959년 10월 16개월 만에 지어졌던 노천극장 소라관이 지난 20일 철거됐다. 공사는 점심시간을 제외한 시작 6시간 만에 철거작업이 끝났다. 당일 오후 4시 30분에는 바닥을 제외한 상단 아치와 좌우 날개를 모두 부쉈다.

소라관은 객석까지 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반구형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전면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이를 위해 철거장비 진입로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철거에는 인부 3명과 철거장비 1대면 충분했다. 연간 5,000여 명이 동원됐던 과거의 공사풍경과 대조적이었다.

테니스 동아리가 사용하던 방을 시작으로 왼쪽 소라관 날개를 부수었다. 애초에 계획은 소라관의 핵심철골 4개를 앞에서부터 차근차근 당겨서 부수는 것이었다. 하지만 철골이 예상보다 많아 우선 첫 번째와 두 번째 핵심철골 부분의 왼쪽 면부터 파쇄하기로 결정했다. 상단의 철골과 밀고 당기는 작업이 반복되고 소라관 상단이 무너져 소라관 3번째 철골까지 철거 작업이 완료되었다. 오후 4시 30분, 소라관 후면부 철거완료로 소라관의 바닥이 남았지만, 사실상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공사가 시작되고 분진으로 공사가 잠깐 중단됐다. 비가 쏟아졌다. 해갈의 비였기에 반가웠고, 분진 걱정도 덜었다

▲전면 상단부 철거는 상당히 신중하게 진행됐다.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

56년 동안 자리를 지키던 소라관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페이스북 등으로 전하자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Space21 건설사업단 측은 “경희인이 갖고 있는 소라관에 대한 추억이 큰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오래된 것을 그대로 두는 것만이 옳은 일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 4년 동안 소라관 주변에 펜스가 설치된 채 방치됐을 때 아쉬움이 컸다”며 “글로벌 타워 신축 등의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구성원들도 더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고 말했다.

철거잔해를 모두 치운 뒤에는 소라관이 위치했던 곳에 임시 주차장을 만들어질 계획이다. 계획으로는 3일 동안 철거를 진행하고 6일 동안 잔해를 처리하는 것이었지만, 작업이 빠르게 진행돼 시간이 2일에서 3일 당겨질 전망이다. 오는 27일부터는 대운동장 스탠드 철거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는 주변 나무를 옮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 대운동장 부지 공사가 마무리 되면, 소라관이 대운동장에 새롭게 복원된다.

▲후면 철거작업도 별 무리없이 빠르게 진행됐다. 무대 하단은 남았지만, 사실상 소라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